2PM 빠순이와 소녀시대 덕후가 있었다.
2PM의 사생팬임을 자처하는 그녀는 지난 재범 퇴출사건 때 JYP사무실에 찾아가
며칠간 시위를 했을 정도로 지독한 빠순이였고,
소녀시대 덕후는 찾아다니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인터넷 상에 떠 있는 소녀시대 관련 내용이란 내용은
전부 섭렵하고 방이며 책상을 온통 소녀시대로 도배할 정도로 대책없는 덕후였다.

둘은 서로를 잘 몰랐지만, 서로 덕후와 빠순이라는 건 알고 있었다.
덕후는 2PM 찬양글로 도배된 빠순의 블로그에 테러를 하며 그녀에 대한 적대감을 드러냈고,
빠순은 그에 대한 복수로 덕후가 자주 들르던 커뮤니티에 홀홀단신으로 침투해
특유의 빠순스타일 말투로 맥락없는 글을 무더기로 남겨주었다.
덕후는 한 번도 실제로 얼굴을 마주친 적 없는 빠순을 오크 빠순이라고 헐뜯었고,
빠순 역시 얼굴한번 본 적 없으면서 덕후를 안여돼라고 몰아세웠다.
덕후에게 빠순은 '여자'가 아닌 이세상에서 없애버려야 할 오크에 불과했고,
빠순에게 덕후는 '남자'가 아닌 찌질하게 이를 데 없는 변태같은 인간말종일 뿐이었다.


어느 날, 둘은 정말 우연하게 서로 마주치게 되었다.
물론 덕후는 상대방이 그 문제의 빠순이라는 걸 알지 못했고
빠순 역시 상대방이 블로그에 테러를 했던 그 덕후라는 걸 알지 못했다.
하지만 둘은 서로 만나는 순간 서로의 모습에서 자신들의 우상을 발견했다.
빠순은 덕후가 좋아하던 소녀시대 태연과 비슷한 웃음과 노래실력을 가지고 있었고,
덕후는 빠순이 좋아하던 2PM의 재범과 비슷한 눈과, 나름대로 괜찮은 춤실력을 가지고 있었다.
곧 서로에 대해 좋은 감정이 싹텄고, 둘은 얼마 되지 않아 사귀는 사이가 되었다.


연인사이가 된 둘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고,
결국은 서로가 그 빠순과 덕후였다는 사실까지 알게 되었다.

서로가 변태 덕후와 오크 빠순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둘은 어떻게 되었을까?










아무 일도 없었다.


덕후에게 빠순은 오크가 아닌 (살짝) 태연을 닮은 여친일 뿐이었고,
빠순에게 덕후는 (지금은 볼 수 없는) 재범의 모습을 어렴풋이 발견할 수 있는 남친일 뿐이었다.
덕후냐, 빠순이냐, 소시냐 2PM이냐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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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runkenste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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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홍어 2012.01.15 21:22  address  modify / delete  reply